선교편지

주일 예배 빈 자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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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부뉴저지장로교회 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19-06-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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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예배 빈 자리들


정한규 선교사



‘목사에게 주일 예배 빈 자리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


할렐루야 교회 주일 학교 예배는 사정상 따로 드리지 못하고, 부모님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다.  설교 전에 교사와 함께 앞으로 나와, 교사가 공과 내용을 성도들 앞에 설명하고, 축복기도를 받은 후에 분반 공부하려 간다. 

그런데 이번 주일예배에 아냐 선생님이 아이 한 명만 데리고 앞에 섰는데, ‘다들 어디 갔어?’ 하는 외마디 소리가 들려 깜짝 놀랬다. 교사는 아냐와 악산나 두 자매님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주일은 아냐 선생님과 아이 한 명만이 나오고 있었다. 이런 일은 처음 있어서 모든 성도들에게도 짧은 탄식이 나왔던 것이다. 악산나 선생님까지도 딸이 아파 교회에 나오지 않았고, 다른 아이들은 감기 때문에 모두 교회를 나오지 못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주일을 빠질 수가!’ 마음 한구석에 실망과 답답함이 밀려왔다. 표정 관리를 잘 하도록 기도하며 강단에 올라서지만 금새 나의 목소리에는 힘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최근에 와서 주일 예배 때에 예배 자리를 보기가 무척 두려워졌다. 예배 자리에 빈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빈자리가 많으면 설교에 힘을 내기 너무 힘들다. 누가 안 나왔는지 금새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에 설교에 집중도 잘 안 된다. 그런데다 오늘은 주일 학교가 전멸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하면서 설교에 애를 쓴다. 정말 예배 빈자리와 나의 무능함은 정비례로 여겨져 목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면 애꿎은 사모와 마리나 전도사님에게 짜증낸다. 참 못난 목사… 


주일 예배 빈자리에 억지로 위로삼는(?) 것은 요즘 고려인들의 새로운 이주 영향으로 핑계 삼고 싶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생계를 위해 한국으로 많이 떠나고 있다. 오데사도 마찬가지여서 1년에 두 번 나오는 취업 쿼터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농사도 힘든 데다, 우크라이나 내전까지 겹쳐 고려인들의 생계는 더욱 힘들어 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국에 가면 1,000불 정도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한국은 꿈의 직장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가족과 함께 있는 목사의 마음은 안타깝기 그저 없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남은 자녀들, 또 아들을 보내고 홀로 남은 로자 할머니를 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엄마와 같이 간 주일 학교 아이들도 있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학교를 다닐까 생각하니 또 마음이 무거워진다. 


끊임없는 타의에 의해 이민 연속선상에 살아가는 고려인들의 삶이 참 기구하다. 150년 전에 떠난 고국에 돌아가서 그냥 그대로 정착할 수 있으면 하는 기대감도 가져본다. 한국과 유럽으로 떠난 우리 성도님들의 빈자리를 보면서 아무쪼록 그곳에서도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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